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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범죄 트렌드

최근 한인들이 밀집한 시카고 서버브 지역에서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한인 식품점이 입주한 글렌뷰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는 권총을 든 범인이 차량에 접근해 현금과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나는 일이 있었다.     글렌뷰 경찰에 따르면 두 명의 피해자들은 차량에 물건을 옮기고 있던 중 흑인 남성이 다가와 총을 겨눴던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 남성은 스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현금 1500달러를 빼앗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0일에는 글렌뷰의 코스트코 주유소에서 차량 탈취 사건이 발생했다. 주유를 위해 차를 세워둔 순간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이 시동을 걸고 벤츠 세단 차량을 훔쳐 달아난 것이다.     글렌뷰 코스트코 주유소는 최근 차량 탈취 사건이 여러 건 발생하고 있어 이 곳을 이용하는 한인들의 주의가 각별히 요망된다. 글렌뷰 코스트코는 마운트 프로스펙트와 나일스, 버논힐스와 함께 한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트코 매장이다.     노스브룩과 함께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글렌뷰는 지금까지 치안이 안전한 곳으로 손꼽혔다. 학군이 좋고 거주 여건도 우수하다는 이유로 인해 많은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시카고 우범지역에서야 하루가 멀다 하고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서버브 한인 밀집 지역에서는 10년이 넘도록 살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에는 이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10대 남자 청소년이 총상을 입고 숨진 살인 사건이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발생 얼마 전 일어난 폭행 사건으로 인한 보복 살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살인 사건에 연루된 네 명의 용의자를 검거하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살인 사건은 시카고 남부나 서부 우범지역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여겼던 서버브 거주 한인들에게 이런 강력사건 소식은 깊은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작년 시카고 지역 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살인 사건은 전년 대비 15% 가량 줄었다. 그래도 많은 숫자인 632명이 일년 동안 범죄로 인해 사망한 것이다. 그나마 두자리 숫자 넘게 살인 사건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라고 하겠다.     물론 살인 사건 감소가 시카고만의 일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2023년 살인 사건 발생은 평균 12%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중에 크게 늘어난 살인 사건이 점차 안정세로 들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도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닌 상황이지만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점은 살인 사건 발생은 줄었지만 다른 유형의 범죄는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강도다. 2023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4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이 한인 밀집 지역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는 무장 강도 사건 역시 증가세다. 전체 강도 사건 중에서 무장 강도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까지 40%였지만 작년에는 이 비율이 60%까지 뛰었다는 점은 심각성을 더한다. 그만큼 피해자가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한 쇼핑 중심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스매시 앤 그랩 유형의 사건 역시 늘어나고 있다. 차량으로 업소에 돌진한 뒤 마구잡이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이런 유형의 사건은 팬데믹 전후로 크게 늘었다. 보통 고가의 상품이 많은 업소를 타겟으로 삼은 뒤 훔친 차량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범인 적발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 다운타운 웨스트룹 지역에서 발생한 의류점 스매시 앱 그랩 범죄의 경우 한인 업주가 여러 차례 피해를 입은 것으로도 확인되기도 했다.      주민들이 더 불안한 것은 이렇게 강도 사건이 빈발한 것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끝나고 거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다니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된다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더 구체적인 인과 관계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팬데믹 기간 중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이 총기를 더 많이 구입하고 이에 따라 거리에 풀린 총기류 역시 늘어났다는 것 정도가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시카고 우범지역에서 비영리단체를 꾸려 범죄 발생 예방에 나서고 있는 흑인들은 치안 개선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일자리 창출로 꼽았다. 일주일에 40시간 일하는 사람이 총을 들고 거리에서 금품을 빼앗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단체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주민뿐만이 아니라 지역 경제계와 정부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역시 범죄 발생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정신치료 클리닉을 오픈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주요 우범지역 네 곳을 선정해 이 곳에 대한 집중 투자로 범죄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카고는 그간 치안이 불안한 대표적인 도시로 언급돼 왔다. 작년부터 강력범죄 발생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다른 범죄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지 않도록 지역 사회 구성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트렌드 시카고 우범지역 시카고 남부 서부 우범지역

2024-01-03

집코드 60624가 바로 Chiraq였다

시카고 우범지역이 전쟁터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시라크’(Chiraq)가 어떤 정도인지 알려주는 데이터다.     최근 의학 저널 JAMA Network Ope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시카고 훔볼트 지역을 포함하는 집코드에 거주하는 청년층이 강력 사건으로 숨질 가능성은 전쟁터였던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병사가 사망할 확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빗대 수 십 년 전부터 시카고와 이라크를 합친 ‘시라크’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 논문은 시카고와 뉴욕, LA, 필라델피아의 치안 상태를 전쟁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시카고의 집코드 60624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8세부터 29세 사이의 청년층 10만명당 1277명이 총기 사고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라크 전쟁에서 숨진 병사 숫자가 10만명당 675명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60624뿐만 아니라 시카고에서 치안 상태가 가장 불안한 지역 10%의 집코드로 범위를 확장하더라도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 전쟁터에 비해 총기 범죄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우범 지역 역시 전쟁터에 비해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시카고가 필라델피아에 비해 치안 상황은 더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역사적으로 봐도 최근 집코드 60624의 살인 사건 발생은 가장 치안이 불안했던 때로 꼽히는 1970년대와 1990년대와 비교해 봐도 인구당 총기 사건 발생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문을 공동 집필한 브라운대학의 연구원 브랜든 델 포조에 따르면 “연구를 진행한 도시를 살펴보면 젊은 흑인과 히스패닉 주민들은 전쟁터에 살고 있는 것보다 더 높은 가능성으로 총격 사건으로 숨지거나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 흑인과 히스패닉이 희생자의 9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며 “시카고와 필라델피아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종별로 분리되어 거주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것과 폭력 역시 더 집중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고 강조했다.     논문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역한 군인들이 겪는 외상후증후군(PTSD) 치료와 같은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쟁터에서 겪은 트라우마로 군인들이 노숙자로 지내거나 이혼과 알콜 중독, 약물 남용 등의 정신적 질병을 앓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카고 우범지역에서 거주하는 젊은층 역시 정신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에 이는 곧 건강 위기라는 것이다.     한편 오는 28일 치러지는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도 치안은 중요한 이슈다.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지난해 시카고의 살인사건이 14% 감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치안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윌리 윌슨 후보는 자신의 아들 역시 총격 사고로 사망했다며 “경찰이 범죄자들을 토끼몰이 하듯이 추적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Nathan Park 기자집코드 이라크 전쟁터 시카고 우범지역 최근 집코드

2023-02-07

[살며 배우며] 은혜의 발견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 스콭-팩이 쓴 〈The Road less traveled〉의 마지막 단원이 은혜(Grace) 이다. 은혜의 단원 아래 13개의 토픽이 있다. 그 첫 번째 토픽이 “건강의 기적”이다.     스콭-팩은 정신병환자들을 돌보며 병의 원인들을 진단하다 보면 놀란다고 한다. 심각한 정신병의 원인들을 가진 사람들이 기적적으로 건강하거나 경증상을 앓고, 생산적인 이웃으로 살아가는 사실들이 기적으로 보인다고 한다. 놀라운 은혜가 아니면 설명할 수가 없다고 고백한다.     35살 먹은 남자가 가벼운 신경증으로 그의 도움을 받으러 왔다. 그 환자는 시카고 우범지역에서 귀머거리에 벙어리 여자에게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가난하고 불구자인 젊은 여자애가 혼자 사생아를 낳아 길렀다. 그 애가 5살 되었을 때 정부에서 그런 엄마가 그런 환경에서 애를 기르기에 적당치 않다고 강제로 애를 위탁가정에 맡겼다. 3번이나 위탁가정이 바뀌었다.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사랑 받지 못하고 컸다.     15살 때 뇌혈관 출혈이 있어 몸의 한 부분에 마비가 왔다. 16살에 그는 보호기관에서 완전히 나와 혼자 살기시작 했다. 17살에 그는 감옥에 수감되었다. 악랄하고 잔인하게 사람을 공격한 죄 때문이었다.     보통 상식으로도 이 불행한 청년의 장래를 밝게 볼 사람이 있을까? 정신과 의사들도 아무도 그의 장래를 밝게 기대할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6개월 옥살이를 하고 그 청년이 감옥에서 나왔을 때, 주정부에서 그에게 한 회사의 말단 직을 알선해 주었다. 3년 후에 그는 그가 일하는 과의 과장, 그 회사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에 과장이 되었다. 그 후 5년 사이에 회사 중견 여사원과 결혼하고, 그는 그 회사를 떠나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사장이 되고 부자가 되었다.     그가 스콭-팩을 찾아온 35살 때는 자상한 아이들의 아버지였고, 좋은 남편이었고, 스스로 열심히 배운 지식인이었으며, 화가였고, 그가 사는 사회의 리더였다. 다만 약한 신경성 질환에 도움을 받고자 병원을 찾아와 치료받고 완치되었다.     어떻게, 언제, 왜, 어디에서 이 모든 은혜가 그를 건강하고 생산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만들었을까? 스콭-팩은 과학적 의술로는 설명할 수 없다면서, 존 뉴턴의 노래,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가 아니면 불가능 하다고 한다. “놀라운 은혜! 비천한 나를 살린 달콤한 그 말! 한 때 나는 실종되었었지만, 지금은 찾았네, 그땐 장님이었지만, 지금은 보이네.”     예상 못한 삶의 도움, 사람의 상상 박에서 오는 큰 도움을 은혜(Grace)라고 스콭-팩은 정의한다. 종교에서는 신의 은혜라고 부른다. 그 은혜는 무신론자에게도, 우상을 믿는 자에게도, 국적이나 인종에 차별 없이, 사람들 모두에게 내려진다고 한다. 은혜의 원천을 신, 자연의 질서, 우연, 행운, 생존 본능, 진화의 방향성이 항상 더 좋아지는 것, 사람의 무의식 속에 있는 신의 능력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잘못 들어갔다가는 제대로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그런 우범지역에서 불구 엄마에게서 태어나고, 위탁부모 집을 전전하며 자라서도 건강한 시민이 된 그 청년이 받은 은혜를 생각하며, 문득 내 삶을 돌아보았다. 와, 이럴 수가! 나도 그 청년과 같은 은혜를 받았구나! 내 감정이 흥분되었다.     소백산 속 무식한 화전민의 아들, 엄마가 가출한 파산된 가정, 가래톳 앓은 어릴 때, 신음 소리 귀찮다고 목로 방에 병든 노숙자 영감이 눈 쌓인 마당으로 던지던 기억, 자식 없는 집에 업둥이 경험, 찌들고, 굶주리고, 멸시당하고, 무능하고, 슬픈 어린 시절을 산 촌 아이, 배가 고파 술지게미를 먹고 취해 비틀거려 웃음거리였던 애가, 성인이 되어서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     놀라운 은혜, 나를 살린 은혜, 전에는 장님이었으나 지금은 나에게도 보인다. 내속에 아직도 남은 어려서의 부끄러운 상처자국이 은혜의 발자국처럼 변하고, 마음 속 감사의 풍랑이 눈물 되어 흐른다. 눈물 속에 그 은혜가 감사로 일렁인다.     “당신 살아오면서 은혜를 받아 너무 감사한 기억 있어?” 저녁 잠자리에서 아내에게 물었다. 많다고 했다. 두 가지만 말해보라고 했다. 내 공부 끝나고 첫 취직 후에 둘째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큰 아들 해군 사관학교 입학되었을 때.   받은 은혜는 누구나 있다고 한다. 고난의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는 은혜를 찾으면 찾아보려는 노력이 나의 행복을 위해 귀중하지 않을까? 내가 받은 은혜의 발견이 행복의 발견이 아닐까?정신과 의사들 시카고 우범지역 회사 역사상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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